용기

타인은 거울이다. 상대방을 통해 내가 미쳐 인지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발갸벗겨지듯 내 모습을 보게 되면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그에게 감사한다. 또다른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너무나도 부족하고 모자르기만 한나. 

존경하는 교수님 한분이 내 안부를 물어보셨다는걸 들었을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to-meet-list에 넣어두어야지! 빨랑 담배 말고 밖에 바람쐬러 나갈 구실을 만들어야 겠다. 

오랜만에 설이라 전화해서 퉁명스럽게 말하는 아들을 묵묵히 반겨주시는 어머니께 너무 죄송한 밤이다. 내 자식이 그러면 너무 슬플것 같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나약해진걸까, 그냥 센티해진걸까, 아님. 10대와 20대 초의 모습은 지금 내가봐도 멋있다. 날카로웠지만 당당했고. 가진건 없었지만 항상 자신감 있었고. 불안정했지만 자유로웠던거 같다. 지금의 내모습에서 나는 어떤 용기도 찾아볼수가 없다. 뭐가 그리 무서워서 지도교수 말한마디에 설설기고, 수업 성적 잘받으려 설설기고, 실수할까 초조하고. 과거의 내 사고는 깊진 않았지만 훨씬 다양하고 자유롭고 풍부했는데.. 밤거리를 돌아다녀도 무서울것이 없었는데. 선생님이나 아무에게도 쫄지 않았었는데.. 내 멋대로 하자. 

잘하자

방안에서 TV나 보면서 즐길려고 여기서 한학기에 2천만원이나 되는 등록금을 내는 것이 아니다. 방안에서 TV보면서 스타하는 짓은 한국에서도 할수 있다. 무엇때문에 미국에 왔는지를 되내이자. 왜 그토록 오고 싶었고, 무엇때문에 지난 시간 동안 장학금 따려, 경력 만들려, 논문 쓰려, 성적 만들려 달려 왔는지 다시 생각해보자. 한달에 5백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한국에서는 그 돈이 없어 시급 3천원짜리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등록금을 마련한다. 그것도 하고 싶은게 아닌 취직을 위해 졸업이라는 스펙을 만들기 위해서. 

니가 여기서 휴식이 아닌 쾌락을 위해서 동영상 보면서 깔깔거리는 시간은 쓰레기라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 왜 연구할때 더 많은 쾌락과 자극을 얻으면서 방안에서 머리를 하나도 쓰지 않은채 백수마냥 있는거냐. 허세는 부려도 좋다. 대신 그만큼 보여줘라. 문제가 있으면 바로바로 해결하면된다. 무서워서 메일을 읽는 것을 피한다거나 미팅에 나가지 않는 부끄럽고 병신 같은 짓은 이제 그만하자. 뭐가 그렇게 두려운 것이냐. 이곳까지 올라오기 위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쓴것이냐? 그럼 너는 본 무대가 펼쳐지기도 전에 준비운동 하다가 쓰러진 병신 아시아 찐따에 그친것이고, 그냥 그렇게 하다 사라질것이다. 니 스타일 대로 밀어부쳐라. 꿀릴거 하나도 없다. 부끄러워 하지 말자. 두려워 하지도 말자. 진짜 게임은 지금 부터다. 한국에서는 내 APM이 남들보다 빨라서 스타를 잘했겠지. 여기선 나랑 APM이 거의 비슷하거나 더 빠른 애들도 있다. APM 빠르다고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communication과 몰두, 집중, 즐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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